어느 날, 한 고양이가 전투에 나섰다. 나름대로 전사처럼 무장을 하고 집안의 모든 숨겨진 곳에서 적을 물리치려 했다. 고양이는 자신을 전사로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멋진 마법의 주문을 암송했다. “삭제!”라며 방안을 휘젓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고양이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정체불명의 적이 나타났다. 바로 청소기였다! 고양이는 멈칫하며 숨을 죽였다. 청소기는 “나는 당신의 가장 강력한 적!”이라고 외치며 고양이를 쫓아다녔다. 고양이는 온갖 비상 전략을 세워봤지만, 청소기의 힘은 엄청났다. 결국 고양이는 치열한 전투 끝에 패배하고, 청소기 밑으로 숨었다. 그리고 청소기가 지나가고 난 후, 고양이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과연, 내 적은 내가 아닌 내 주인과 함께 움직였구나…” 이후 고양이는 청소기를 바라보며 매일 전투를 벌였다. 이유는 단 하나, “정말 전사가 되고 싶다면, 청소기의 명령에 따르지 말라!”라고 다짐하는 것이었다. 전사는 청소기를 이기고 비로소 재능을 찾는다고 믿었던 것. 그래서 매일 청소기에게 도전하는 고양이의 모습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