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세상에서 제 2020년 12월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를 출간한 황선미 작가가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가끔 생각한다. 참 아슬아슬했다고. 읽고 쓰기가 아니었다면 내가 나를 구제할 수 있었을까. 느리고 약지 못한 위인이 감히 작가 프레임을 쓰고 나를 증명하고자 노력할 수 있었을까. 첫 책을 만나던 그때나 지금이나 작가로서의 나는 왠지 부끄럽고 나의 가장 밑바닥의 무녀리가 종종 건드려져 움찔 놀란다.나의 시작은 문학상 실패의 연속이었고 공식적인 데뷔조차 들러리와 같은 우수상이라 센터 언저리의 구경꾼이었던 게 사실이다. 첫 책 ‘내 푸른 자전거’(1996년)도 문학상 최종심에서 2등으로 밀렸던 작품이라 인쇄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을 한 상자나 받고도 안쓰럽기가 먼저였으니 내가 나를 마주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동화 창작이라도 나는 나와 내 가족의 신산스러웠던 삶을 건너뛰어 다른 세상을 그려낼 수가 없었다. 나의 아동 청소년기를 이야기로 풀어냈던 건 찐득하게 발목을 붙잡고 있던 시간들로부터 정직하게 놓여나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집필 당시 두 아이의 엄마였으나 나는 늘 꿈속에서 갈 데 없고 없는 것투성이인 그곳의 아이였고 내 부모의 삶은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여전히 고단한 삶 그대로였다. 원고 작업하는 내내 내면 깊숙이 침전한 부끄러움을 조금씩 뜯어먹는 기분이었다. 그러면서도 문자로 표현되는 이미지들에 매력을 느꼈으니 작가란 얼마나 이기적이고 지독한 인사인지.공모전에서 탈락한 사실은 안심이자 패배였다. 자랑할 거 하나 없는 가족 이야기를 소문낼 뻔했던 사실은 감춰질 테지만 둘 중 하나가 선택되는 데서 밀린 건 뭔가 부족했다는 뜻이었니 말이다. 가난한 가족, 학업이 강제로 중단된 채 언제든 누구하고든 싸울 준비가 돼 있던 문제투성이 내가 다시 밑바닥에 내려앉았으니 패배감만 덜어내면 될 일이었다. 그게 전부인 듯했는데 작품을 아까워했던 지인이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서도 나는 이게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했고 감히 내가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도 없었다. 내가 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K문화강국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유홍준 위원장과 위원들, 국회의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수문기자 [서울경제] “과거 저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장으로 정부에서 일을 해봤는데 예산 확보라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도자의 의지로 하면 오히려 굉장히 쉽습니다. 제가 문화재청장 처음 됐을 때 예산이 2500억원 이었는데 3년반을 하고 나서 5000억원이 됐어요. 파격적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중략) 통치자 되는 사람의 강한 의지만 있으면 예산을 조정하는 기재부는 거기에 맞춰서 옵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리라 생각합니다. 기대해주세요.”제21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직속기구 ‘K문화강국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9일 국회 국회도서관에서 위원회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화재정 확대 방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포함해서 문화·관광·체육 관련의 이른바 ‘문화재정’은 2025년 기준 전체 국가재정의 1.3%에 불과하다. 역대 총 국가 예산 대비 문화재정 비중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7%까지 올라갔다가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이런 추세는 민주당이 집권한 문재인 정부나 국민의힘이 여당이었던 윤석열 정부나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문화 홀대’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유홍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집권할 경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 셈이다.유홍준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의 시각에서 문화예술 지원에서의 새로운 합리적 접근법과 문화산업의 중요성 그리고 국고지원 사업의 행정 간소화 등을 설명했다. 그는 “문화산업·예술산업으로 했을 때 자칫 빠지기 쉬운 것은 산업이 위주가 되고 문화예술이 약화되는 경우”라며 예술이라는 기본을 강조했고 이어 “지원금으로 500원짜리 딱풀을 사는데 영수증을 붙여야 하고, 비리 5%를 잡기 위해 95% 사람이 더 피해를 본다”며 행정 간소화를 지적했다.이날 공개한 K문화강국의 슬로건은 “문화가 빛이 되는 2020년 12월 ‘세상에서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