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람이 한 그루 나무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안녕, 나무야! 오늘 날씨가 참 좋네.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보는 건 어때?" 나무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요. "나는 그냥 이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어. 너처럼 자유로운 건 좋겠지만, 나는 내 삶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 바람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의미라… 하지만 네가 나무로서 뿌리 내리고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을 여행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어." 이때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리며 대꾸했어요. "그렇다면 넌 곧 이곳에서 나를 지나치고 돌아다닐 테니, 내가 생명력을 주는 동안 너는 돌아다니면서 무엇을 얻을 건데?" 바람이 잠시 멈칫하며 대답했습니다. "음… 그냥 바람에 날려갔던 나뭇잎들이 항상 그리워질 거야." 그러자 나무가 비꼬듯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말해볼까? 너는 자유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내 얼음처럼 한 자리에 묶인 나뭇잎들이 너를 항상 기억할 거야!" 바람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해결되지 않은 대화 속에서 기묘한 침묵이 찾아왔어요. 이때 주위에서 새가 지저귀며 말했습니다. "아무도 서로를 잊지 않을 거야. 나무는 바람이 그리워하고, 바람은 나무를 그리워하니까." 결국 바람과 나무는 둘 다 자유와 안정 속에서 같은 마음으로 삶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