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독채 제주호스트클럽 #가든뷰 #에어비앤비감성관광지가 아니라숙소로 여행을 가고 싶을 때.09. 정원 속의 오래된 시간제주 '로즈마리숲'​Writer : 박초롱Editor : ONDA 이채은 매니저글쓰기 노동으로 입에 풀칠하며 산다. 삶이 한 번뿐이라는 걸 자꾸 생각하기 위해 자주 여행을 떠나고,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숙소의 곳곳을 ;를 통해 나누고 있다.​정원 속의 오래된 시간제주 '로즈마리숲'​여행지에서 숙소 선택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나는, 언제나 숙소 찾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먹거리에도 별 관심이 없고,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걸 즐기지도 않는 내가 그토록 자주 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다름 아닌 숙소에 있다. ​여행자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 으리으리한 5성급 호텔도 좋고, 비좁은 벙커 침대 아래 짐을 욱여넣고 낯선 이의 코골이를 들으며 잠이 드는 게스트하우스도 좋다. 바닷가 앞 낡은 민박집에는 민박집만의 정서가, 풀벌레 울음소리 들으며 잠이 드는 산속 글램핑장에는 캠핑장 나름의 매력이 있다.​그건 제주호스트클럽 사람이 각자 다양한 매력을 가진 것과도 비슷하다. 사람을 겪어봐야 그 사람의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있듯이, 숙소도 머물러봐야 그 숙소만의 감성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호텔, 리조트, 펜션, 에어비앤비, 민박, 게스트하우스···. ​저마다 매력이 다른 숙소 중에서도 내가 특히 좋아하는 건 이런 곳이다. 이런 곳이라 하면 - 기업이 운영하는 곳보다는 주인 혼자 운영하는 집이 좋고, 주인이 똑같은 건물을 여러 채 운영하는 펜션보다는 단 하나의 집이 좋다. 또 일회용품이 가득한 집보다는 주인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모은 장식품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집이 좋다. 그런 곳에서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하여, 그런 숙소는 머무른다는 표현보다 만난다는 동사가 어울린다. ​이번 가을, 나는 그렇게 제주 조천에 있는 로즈마리숲을 ‘만났다’.​마당에 들어선 순간 이곳이 왜 로즈마리숲인지 단숨에 알 수 있다.​로즈마리숲은 조천 선흘, 조용한 마을에 있는 오래된 돌집이다. 마당으로 들어서는 제주호스트클럽 오래된 철문을 열면 이곳의 이름이 왜 로즈마리숲인지 단숨에 알게 된다. 마당에서 집으로 이어진 돌담길 옆으로 사람 키만 한 로즈마리가 압도적인 향으로 존재를 과시하기 때문이다. 좁은 돌담길을 걷는 동안 로즈마리에 어깨가 스치면, 인사를 건네듯 로즈마리 향이 진해진다. ​​돌담길의 끝에는 낡은 집이 있고, 오른쪽으로 창고가 있다. 귤나무, 수국, 애플민트가 심어진 정원에 앉아 있으면 손님이 꽤 찾아온다. 집 앞에 선, 늘씬하게 키가 큰 나무에 머무르는 새들이다.​​이런 숙소는어디에서도 만나본 적이없었어​낡은 문을 조심스레 옆으로 밀면,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는 넓은 거실이, 오른쪽으로는 침실과 곁 실이, 그리고 중앙에는 주방이 있다. 주방을 넘어가면 복도를 지나 다용도실과 욕실이 있어서 하나의 지붕 아래 있다기보다는 마치 낡은 집 두 채를 이은 느낌이다.​​문을 여는 순간에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중앙에 놓인 오래된 난로, 직접 칠한 벽지, 벽을 빼곡하게 채운 책과 제주호스트클럽 CD, 창문 너머로 길게 늘어진 햇살에 감탄해서다. 곳곳에 놓인 빈티지 가구는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다시 구할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인 것으로 보인다.​이보다 화려한 숙소, 넓은 숙소, 매끈한 숙소는 많았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많은 숙소를 만난 건 처음이었다. 이런 숙소는 어디에서도 만나본 적이 없었다.​​침실은 남쪽과 서쪽으로 창을 냈다. 낮에는 남쪽에서 화창한 볕이 들고, 해가 질 때는 서쪽에서 나른한 해가 든다. 덕분에 따로 조명을 두지 않아도 언제나 노랗게 반짝거린다. 침실 너머로 보이는 정원에는 오래된 귤나무가 있어서, 베개에 머리를 두고 보고 있으면 이곳이 제주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 ​침대에 누워 창문을 열면 서늘한 가을 공기가 훅- 따스한 방으로 밀려온다. 기분 좋게 잠에서 깨고 싶다면 포근한 이불을 덮은 그대로 침실 창문을 열어도 좋다.​​슬며시 자신을 드러내는 집​왼편에 있는 거실로 들어서면 오래된 소파와 작은 협탁이 제주호스트클럽 있다. 반대편에는 손으로 만졌을 때 기분 좋은 두툼함을 느낄 수 있는 큰 테이블이 있다. 한쪽 벽의 절반은 책이, 다른 절반에는 CD가 꼭 들어찼다.​호스트가 대학 때 열심히 공부한 듯한 심리학 전공 서적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같은 소설까지. 호스트가 어떤 사람인지 책을 통해 더듬어 짐작해보는 재미도 있다. 잠에서 막 깼을 때는 정재형의 CD를, 와인을 한잔할 때는 쳇 베이커의 CD를, 자기 전에는 Missouri sky의 Our Spanish love song을 듣기를 추천하고 싶다. ​호스트의 풍부한 취향을 한입씩 음미하는 재미에, 숙소에 오래 머물러도 지루해지지 않는다.​​거실 소파에 앉아 이 책 저 책 뒤적거리고, CD 플레이어에 이런저런 CD를 바꿔 끼우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온다. 간단한 요리를 해 먹을 만한 충분한 기구가 갖춰져 있지만, 이날은 어쩐지 부산스럽게 요리를 할 기분이 들지 않았다.​호스트가 정성껏 적어 입구에 제주호스트클럽 비치해둔 동네 가이드를 들고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러 동네 산책에 나선다. 집 앞에는 동네마다 있는 큰 나무가 있고, 어느 곳으로 걸어도 번잡하지 않다.​​근처 카페에서 빵을 사 들고 돌아와 호스트가 준비해둔 차를 내린다.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도구뿐만 아니라 캐모마일, 히비스커스, 재스민, 얼그레이 등 차 종류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 빈티지한 찻잔에 얼그레이 차를 내리고, 손잡이가 동그란 주전자에 우유를 담아 얼그레이 밀크티를 준비한다. 나무 트레이에 놓인 빵도 티와 제법 잘 어울린다.​​낡은 것을 조금씩 고칠 때,주인의 손길이 묻을 때.​자기 전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가면 더운 어느 나라의 오래된 숙소에 머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실내와 실외, 그 어디 즈음 있기 때문이다.​빈티지한 물 조절기와 샤워부스는 주인이 직접 만든 태가 난다. 제법 굵은 나무를 잘라 만든 세면대와 역시 누군가의 손길이 묻은 낡은 의자도 욕실의 정취를 제주호스트클럽 더한다. 욕실 창문으로는 검은 현무암으로 만든 정원의 돌담이 보인다.​​나는 이곳에서 2박 3일 동안 머물렀다. 공간이 좋은 만큼, 내가 그저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라는 게 배가 아플 정도로 숙소가 마음에 들었다. 떠나는 날에는 집을 배경으로 여러 장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다시 오고 싶은 숙소였다.​여행지에서 숙소는 추억의 배경이 된다. 이 근사한 배경을 당신에게도 권해보고 싶다.​정원 속의 오래된 시간, 로즈마리 숲으로 가기를.​'관광지가 아니라 숙소로 여행을 가고 싶을 때.'연재를 마무리하며공간에 머무르는 건 사람을 만나는 일과도 닮아서,언제나 뜻밖의 설렘이 있었다.​내가 잠시 스쳐 간 공간들에,당신들도 가끔 머물렀으면 좋겠다.​​박초롱- 딴짓 출판사 대표- 『 딴짓 좀 하겠습니다』, 『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 』, 『 야망 있는 여자들의 사교 클럽』 저자인스타그램 : instagram/parkchorong_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