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노래방에 갔습니다. 모두들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죠. 제가 하는 노래는 다소 애절한 발라드였고, 친구들은 힙합과 트로트를 뽐내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노래를 부르던 중, 마이크를 놓고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화장실에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궁금해 급히 돌아갔습니다. "왜 이렇게 웃고 있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말했습니다. "니가 부르는 노래 가사에 맞춰댄스를 해봤어!"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부르고 있었던 거죠. "아, 그 노래에 춤을 춘 거야?" "응, 다음엔 앵콜곡으로 벨르뺴르 나와주세요!" 친구들이 저를 놀리며 박수쳤습니다. 결국, 제 노래가 호응을 얻은 건 아니고, 친구들이 제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웃은 배꼽 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난 내년에는 반드시 댄스 곡으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해에 다시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게 되었을 때, 친구들이 먼저 저에게 물었습니다. "이번엔 노래는 물론이고 춤도 연습해왔지?" 저는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사실, 난 여전히 노래와 춤은 반대 방향일 수밖에 없어!"